오랜만에 예배당 바닥에 엎드렸습니다. 술래가 찾으러 오는 동안 의자 밑에 숨죽이고 몸을 숨겼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친구들과 교회에서 그렇게 놀아본 기억이 있습니다. 바닥에 얼굴을 가까이하니, 즐거웠던 주일학교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목사님이 들려주는 성경 이야기가 조금 지겨웠나 봅니다.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한 아이가말합니다.
“목사님 우리 숨바꼭질 해요!!”
“그래, 하자~”
모르긴 해도 이 순간만큼은 예배당이 이들의 행복한 놀이터입니다. 아이들이 다가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하신 예수님이시니, 그날만큼은 아이들이 만든 “귀여운 혼란스러움” happy chaos 을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바닥과 장의자 사이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있으니 옛 추억과 함께 또 하나 든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도 아이들만큼 예배당에서 즐거운가?” 긴 믿음의 여정 속에서 빠지기 쉬운 한 유혹이 바로 ‘일상이 되어버린 믿음’ 입니다. 매주 반복되는 “교회 가기” 속에서 우리는 종종 예배하는 기쁨을 잃곤 하지요. 그러다 보면 “교회가 재미있는 곳”,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가야 하는 곳”이 되어 버립니다. 의무와 부담이 된 신앙 생활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질 수는 없는 법입니다.
아이들이 예배당 가득 남기고 간 ‘즐거움’의 기운이 우리 어른들에게도 전염되기를 소원합니다. 그래서 예배가 즐거운 사건이 되고, 교회가 가고 깊고 떠나기 싫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의인은 기뻐하여 하나님 앞에서 뛰놀며 기뻐하고 즐거워할지어다 (시편 68편 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