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크리스마스 이야기에는 천사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노숙하던 양치기들도, 약혼녀의 임신 소식에 마음 무겁던 요셉도, 그리고 '여종'이라 고백하던 마리아도 모두들 천사를 만나지요. 천사는 한자로 하늘 심부름꾼, 헬라어 angelia 는 "message"라는 뜻입니다. 천사하면 떠오르는 나르는 흰색 요정들은 우리의 상상일 것입니다.
이 땅과 하늘의 매개자들이 없었다면 요셉은 마리아와 헤어지고, 헤롯의 계획은 성공하고, 양치기는 그냥 평생 무시당하는 양치기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수요일에는 서쪽 해안에서 이 땅의 2015년 353번째 총기 사고가 있어 14명이 죽었습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동안 총기 구입을 위해 fbi에 의뢰된 신원 조회는 18만 건이 넘는다지요. 죄 없는 사람이 희생당하는 헤롯의 이야기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의학전문대학원생이 여자친구에게 몹쓸 짓을 했는데, 제대로 벌을 받지 않았답니다. 불평등한 남녀의 문화, 일상이 되어버린 폭력, 그리고 개인의 문제들이 힘을 합하여, 말도 안되는 데이트 폭력을 만들어 냅니다. 생명과 평화라는 하늘의 메시지가 이 나쁜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였습니다.
약혼자의 임신 소식에 분을 낼 법도 한 요셉은, 하늘 심부름꾼의 소식을 듣고 위기를 파탄의 위기를 모면합니다. 천사는 폭력을 막아섭니다. 마리아는 천사를 만난 후 마음의 위안을 얻습니다. '사람 살지 않던 곳' 에 있던 양치기들도 천사의 이야기를 듣고 '마을' 로 달려가지요. 그리고 노래합니다. 그 첫 크리스마스에 천사들은 위로하고, 알려주고, 노래하느라 참 바빴겠습니다.
악을 막아서고, 소외된 이들을 안으로 들이고, 그리하여 다같이 노래하게 하는 하늘의 심부름꾼이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시편 기자는 우리를 천사보다 조금 못한 존재라고 표현합니다. (8편) 그러니 조금만 잘 하면, 우리가 천사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땅과 하늘 사이에서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