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2일 주보 칼럼 - 사순절, 경건의 훈련

첫날 아침 구보를 마치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벌써 오래 전 일이지만 그날의 느낌은 하나도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조교들의 호각소리, 무겁고 불편한 군화 거기다가 군가는 왜 시키는지… 신병훈련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서너 주가 지났을 때 문득 예상하지 못한 기분이 들더군요. ‘어 상쾌한데?’... 6주(40일간)의 신병 훈련이 끝났을 때, 어느덧 완전히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게으른 사람이 아침에 뛰는 일을 즐기게 될 줄이야…”
 
  사순절 첫 번째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주일을 제외한 부활절전 40일간의 기간으로, 신자들은 이 사순절을 지킴으로 자신의 영성을 “훈련”합니다. 한국 교회는 주로 ‘40일 특별 새벽기도회’를 통해 기도에 집중하고, 금식이나 선행 그리고 요즘 많아진 ‘미디어 사용 줄이기’ 도 영적 훈련의 방법들입니다. 신병훈련소의 구보가 그러하듯, 40일 동안 무언가를 정하여 지켜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실하게 40일을 지켜낸 사람들은 거룩한 생활을 깊이 즐길 수 있게 되었고, 그러기에 부활의 기쁨도 더 크게 누릴 수 있습니다.
 
40일 동안 무작정 금식을 한다거나 성경을 독파한다고 우리가 저절로 성인이 되거나 구원을 위한 포인트를 쌓는 것은 아닙니다. 이 훈련의 목표는 ‘정한 바를 이루는 끈기’ 혹은 ‘자기를 이기는 극기’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어지는 교제” 입니다. 사순절 훈련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게 알고, 생명과 평화의 사람이 되는 일이 중요합니다.
연합 감리교회의 Daniel Benedict 목사님은 사순절 기간 동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영적 성장의 방법들을 소개하는데요, 그 중 몇 가지는 * 매일 홀로 기도하는 시간 갖기 * 복음서 읽기 * 영적 일기 쓰기 * 하루에 하나씩 감사한 것 찾기 * 하루 하나 선행하기 * 상처 준 사람 용서하기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하는 일에 대해서 say NO 하기 * 음식 절제하기 * 욕/험담 하지 않기
 
이 중 마음 가는 몇 가지를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보시는 것 어떨까요? 지키기 조금 어려울지모르지만, 3주쯤 지나서 ‘어 좋은데’ 하실 것입니다. 사순절이 끝나는 부활절에는 이런 고백을 하게 되실지 모르지요. ‘내가 이런 거룩한 삶을 내가 즐기게 될 줄이야~”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