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비열한 세상에 맞서기

사람을 평가하는 방식 가운데, 웨이터의 법칙waiter rule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데이브 배리Dave Barry라는 작가가 만든 용어인데,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는 잘 대해주지만 웨이터에게는 무례하게 행동한다면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A person who is nice to you, but rude to the waiter, is not a nice person.) 라는 것이지요. 누군가의 됨됨이는, 그가 상대적으로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 혹은 크게 얻어낼 것이 없어 보이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 속에서 드러나는 법입니다.

예수님께서 유대 지역에 계실 때에, 많은 인파 속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예수님께 나왔습니다. 그런데 복음서는 제자들이 그들을 꾸짖었다고 하네요. (마태복음 19장 13절) 예수님을 자신들의 왕으로 옹립하려는 큰 일을 계획하고 있던 제자들에게 어린 아이들은 큰 보탬이 될 리 없고 그저 하찮은 존재로 보였나 봅니다. 그러기에 자신들의 선생에게는 nice 했던 그들이 약한 사람에게는 rude 하게 행동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을 그런 제자들의 모습을 나무라십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을 효용이 아닌 그 존재 자체로 바라보시고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어디 이 일 뿐인가요? 예수님은 언제나 힘이 없고 작은 목소리를 가진 이들에게 친절하게 관심하셨고 나아가 그들을 자신과 동일시 하셨습니다. 오죽하면, 자신을 곧 “식탁에서 섬기는 자” 라고 가르치셨겠습니까? (누가복음 22장 27절)

한국에서는 얼마 전에 언어 폭력과 인격모독을 이기지 못한 한 아파트 경비원이 분신을 하였다고 합니다. 항공사 승무원에 대한 힘 있는 탑승객의 횡포 이야기나, 외국인 노동자의 피해 사례, 그리고 ‘갑’ 회사 직원이 ‘을’ 회사 사람에게 어떻게 했다더라 하는 이야기는 이제 그리 놀랍지도 않습니다.
야고보서 2장은 9절은 “너희가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면 죄를 짖는 것이니 율법을 따라 범법자로 판정을 받게 된다” 라고 말합니다. 뉴스를 대하던 한숨을 거두고 우리 자신을 들여다 볼까요? 여전히 우리 안에도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약한 자들에게는 그저 함부로 하려는 못된 마음이 있지 않은지…

우리 함께, 이 비열한 세상?ㅎ 을 좀 바꿔 보는 것이 어떨까요? 하나씩, 조금씩 말입니다. 오늘, 청소하시는 분들이나 서빙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높은 어르신을 만났을 때 보였던 그 미소와 예를 그들에게 보여주시는 것은 어떨지요? 길에서 공사하시는 분들에게 손을 한번 들어 감사의 마음도 표현해 주시고, 자주 가시는 커피 집이 있다면 ‘항상 좋은 커피를 만들어 줘서 참 고맙다’는 말도 해 주세요.
그러면, 그 분들의 마음도, 당신의 마음도 그리고 우리 하나님의 마음도 참 좋을테니까요.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