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3일 주보 칼럼 - 광복 70주년 기념 평화통일 남북 공동기도문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에서 위태로운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폭력과 전쟁의 말들보다는 평화와 생명의 기도가 우리 신앙 공동체 안에서 울려나길 소원합니다. 이러한 시기에 한국 기독교교회 협의회와 조선 그리스도연맹이 함께 작성한 ‘광복 70주년 기념 평화통일 남북 공동기도문’을 함께 나눕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일제 강점기의 모진 박해를 견뎌낸 이날, 우리 민족은 해방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가슴으로 부른 그 노래들은 남과 북, ‘평양과 서울’ 어디에서나 눈물처럼 흘러내렸습니다. 오늘 그날의 함성이 심장에 메아리치는데, 지금 우리는 일제 강점기 못지않은 증오심을 품고, 적대적인 분단 상태로 살아왔습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위로의 하나님,
올해로 분단 세월이 70년입니다. 바벨론 포로로 잡혀 간 유다인들은 예언의 말씀대로 자유롭게 자기 조국으로 귀향했는데, 우리는 곧 오리라는 통일의 소망조차 품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식민지 시대에도 임의로 오갔던 육로도, 철도도, 뱃길도 지금은 모두 막혀있습니다. 벌레와 짐승, 풀씨와 나무 열매도 남과 북에 갇힌 채, 부자유한 채 지낼 뿐입니다. 주님 우리가 다시 그 날의 해방을 가슴에 품게 하옵소서. 삼천리금수강산 온 누리에서 통일의 합창을 준비하게 하옵소서.
 
평화의 하나님,
하늘과 땅이 한결같듯 70년 동안 이 땅을 둘러싼 강대국들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를 압박합니다. 종종 평화의 중재자 노릇을 기대했지만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자신의 이익을 우선할 뿐입니다. 최근 미국과 일본 간 군사동맹은 점점 강화되고, 중국과 러시아 사이 동맹의식이 공고해 집니다. 군비 경쟁을 일삼고, 군사 협력을 추진하면서 다시 위기를 부채질합니다. 이 민족이 스스로 살 길은 서로 교류하고 왕래하며, 함께 화해와 협력을 높이는 일인데 미련한 우리는 담을 더욱 견고히 쌓고 있습니다. 주님, 이제 마음을 돌이켜 회개하게 하옵소서.
 
자비의 하나님,
70년을 기다려온 지금, 우리는 이 땅에서 주님의 온전한 평화를 소망합니다. 70년 동안 반복되어 온 갈등과 대결의 역사를 속히 끝내기를 소원합니다. 한 피를 나눈 형제자매, 흰 옷 입은 우리 민족이 동아시아와 세계 속에서 아름다운 일치와 평화로운 통일을 통해 높은 자존감을 회복하기를 기대합니다. 화해의 소문이 동해와 서해 사방으로 물결치고, 평화의 소식이 백두산을 넘어 유라시아로 제주도를 건너 태평양으로 큰 바람 되어 퍼져나가기를 꿈꿉니다. 주님, 우리의 소원을 꼭 이루어주옵소서.

하나 되게 하시는 주님,
남과 북의 교회가 한 마음으로 통일을 염원하며 기도하는 이 시간, 주님 우리를 평화의 사도로 삼으소서. 두려움을 이기고 화해의 전달자가 된 제자들처럼 그리스도인으로 부름 받은 나와 우리 모두가 “화목하게 하는 직분”(고후 5:18)을 온전히 감당하게 하옵소서. 십자가의 죽음에서 승리하시고, 부활하셔서 영원한 생명을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