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30일 주보 칼럼 - 정명正名

교회에 간판을 달았습니다. 예배 공간을 공유하는 Trinity 교회 간판 아래에 작게 ‘메디슨 한인 연합 감리교회’ 라고 우리 이름을 붙여 달았습니다. 이제껏 주일마다 교회 앞에 세우는 간판을 두었는데, 이제는 누가 언제 보아도 여기가 ‘메디슨 감리교회’ 라는 걸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건물 앞에 달린 이름표를 보고 있으니 뿌듯한 마음 한편으로 ‘정명正名’ 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공자에게 물었다지요. 권력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러자 ‘이름을 바로 잡겠다’고 대답했답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모난 술잔은 모난 술잔답게… (논어의 ‘자로’편)
커다란 건물 앞에 ‘교회’라고 써 붙였습니다. 영어로도 쓰고 한글로도 써 놓았으니 누구든지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교회 사람들’ 임을 알 것입니다.
누군가에게서 이름에 걸맞은 삶을 볼 수 없을 때, 우리는 실망합니다. 그에게서 등을 돌리지요. 바르게 다스려야 할 ‘정치인’들이 자기 배만 불리려고 할 때, 거룩한 일을 맡은 '성직자’들이 세속적인 이익에 붙들려 있을 때, 가르치고 길러내는 일에 관심이 없는 ‘선생님’이나, 노인 같은 ‘청년’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교회ecclesia의 본말뜻은 ‘부름 받은 사람들의 공동체’ a called out congregation 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도록 (마태복음 22장) 불러 모아진 사람들. 생명과 평화를 누리고 전하며 사는 사람들(롬 8:6).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이름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관심은 사랑하는 일, 생명을 살리는 일, 평화를 확장하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 살지 못하면 사람들은 우리에게서 등을 돌릴 것입니다. 교회다운 교회. 그 거룩한 이름에 걸맞은 공동체의 삶을 꿈꿔 봅니다.
주여, 우리를 ‘교회’ 되게 하소서...
오늘은 우리 교회가 예배를 시작한지 딱 1년 되는 날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언제나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그것은 우리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그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해 주시며… (데살로니가전서 1장 11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