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5일 주보 칼럼 - 함께 기억하기

   7월 4일은 이 땅의 독립 기념일입니다. 불꽃놀이와 바비큐, 그리고 거리에 쏟아진 성조기의 물결 속에서 수많은 미국인들은 240년 전에 있었던 한 사건을 기억합니다. 식민지였던 미국 13개 주의 대표가 독립선언문에 사인을 한 일이지요.

   한국에 있었다면 7월 4일은 그저 평범하고 더운 여름날일 것입니다. 가까운 누군가의 생일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이 칠월의 네번째 날은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지금 누리는 삶의 모습이 이 날의 특별한 사건을 통해 가능해졌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4th of July를 즐기는 사람 누구도 1776년의 사건을 직접 경험한 사람은 없지만, 공동체는 그 날의 의미를 오래도록 ‘함께 기억’ 해 왔습니다. 한 사건을 ‘함께 기념’하는 행위는 단순한 회상을 넘어, 공동체에게 살아있는 현재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아름다운 폭축 아래서, 애국의 정취가 가득한 노래를 들으며 사람들은 자유, 평등 그리고 행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합니다. 이 ‘함께 기억하는 날’commemorative day을 지내면서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오늘의 자유에 감사하고, 내일에 더 편만해질 깊어질 평등을 기원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함께 기억’하라고 하신 일이 있습니다. 그것도 매우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시면서 말입니다.
 
“또 떡을 가져 감사기도 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누가복음 22장 19절)
 
예수님의 제자가 아니라면,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누는 빵과 포도주는 그저 평범한 음식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 그리고 우리와 온전히 하나되시는 신비를 믿기에 이 ‘함께 기억하는 행위’는 소중한 예배의 중심이 됩니다. 우리가 누리는 구원의 기쁨이, 우리에게 내어 주신 주님의 살과 피로 인해 가능하다는 것을 믿기에 성찬은 우리 안에 현재적 의미를 갖습니다. 이 떡을 함께 나눔으로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내일에 더 깊어질 구원, 하나님과의 동행을 꿈꿉니다. 당신과 함께, 그리스도의 거룩한 식탁을 기억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