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8일 주보 칼럼 -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 환대"

 미국에서 처음으로 유학 생활을 시작했을 때, 아내와 저는 세 달 동안 다양한 교회들을 방문하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흑인 교회, 오순절 교회 그리고 크고 작은 다양한 교회를 방문하면서 드렸던 예배의 경험은, 평생 한 교회에서만 자라온 저의 식견을 넓혀주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한 작은 교회가 있습니다. 그날 아침, 사실 그 교회를 찾아 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큰  교회를 찾아 갔다가, 시간을 잘 못 알아 예배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들르게 된  미주리 주의 작은 감리교회 였지요. 멋진 건물도 아니었고, 예배에 훌륭한 음악이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날 설교가 무엇인지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눈에 선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처음 찾아 온 젊은 동양인 부부를 향해 보내 온 그들의 미소, 그리고 다가와 먼저 말 걸어주던 그들의 환대 입니다. 여러 교회를 둘러 보면서, 먼저 다가와 인사해 주고 말 걸어 준 교회는 그곳이 처음이었습니다. 저에게 미주리에 있는 교회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교회는 그곳 입니다.


Charleston, SC 에서 있었던 끔찍한 기사를 읽다가 그 교회가 생각 났습니다. 18일 저녁, 딜란 루프가 임마누엘 교회에 들어섰을 때, 그 교회의 모든 사람들은 이 낯선 청년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냈고, 누구 하나 의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딜란 루프는 그들이 보인 환대의 표정 때문에 총을 쏘지 못할 뻔했다고 고백합니다.

 낯선 이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일은 성경의 기본 정신입니다. 예수님은 나그네를 영접(take-in) 하는 것이 곧 나를 영접하는 것이라고 가르치십니다. (마태복음 25) 하지만 철저한 환대 radical hospitality 는 수고스럽고, 불편하며 때로는 위험한 일입니다.  낯선 이가 자기에게 해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Charleston 의 임마누엘 교회는 그 사건 며칠 뒤였던 지난 주일에도 문을 활짝 열어 사람들을 맞이 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그 아픔의 현장에서 다시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고, 인종의 갈등으로 인해 뒤틀려진 세상이 창조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게 해 달라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들의참교회됨에 박수를 보냅니다. 교회는 감동적인 설교나 화려한 건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교회는 무엇보다모든 이들에게 언제나 한껏 열려짐’, 바로 그 깊은 환대의 정신으로 참 교회가 됩니다. 모든 사람을 의심 없이 자기 삶 안으로 받아들이신 예수님, 바로 그 분의 몸이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환대. 그 일이 불편하고 수고스러우며 때론 매우 위험한 일일지라도 우린참교회됨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주여 우리 안에 당신의 교회를 세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