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처음으로 유학 생활을 시작했을 때, 아내와
저는 세 달 동안 다양한 교회들을 방문하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흑인 교회, 오순절 교회 그리고 크고 작은 다양한 교회를 방문하면서 드렸던 예배의 경험은,
평생 한 교회에서만 자라온 저의 식견을 넓혀주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한 작은 교회가 있습니다. 그날 아침, 사실 그 교회를
찾아 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큰 교회를 찾아
갔다가, 시간을 잘 못 알아 예배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들르게 된
미주리 주의 작은 감리교회 였지요. 멋진 건물도 아니었고, 예배에 훌륭한 음악이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날 설교가 무엇인지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눈에 선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처음 찾아 온 젊은 동양인 부부를 향해 보내 온 그들의 미소, 그리고 다가와 먼저 말 걸어주던 그들의 환대 입니다. 여러 교회를
둘러 보면서, 먼저 다가와 인사해 주고 말 걸어 준 교회는 그곳이 처음이었습니다. 저에게 미주리에 있는 교회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교회는 그곳 입니다.
낯선 이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일은 성경의 기본 정신입니다. 예수님은
나그네를 영접(take-in) 하는 것이 곧 나를 영접하는 것이라고 가르치십니다. (마태복음 25장) 하지만
철저한 환대 radical hospitality 는 수고스럽고, 불편하며
때로는 위험한 일입니다. 낯선 이가 자기에게 해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Charleston
의 임마누엘 교회는 그 사건 며칠 뒤였던 지난 주일에도 문을 활짝 열어
사람들을 맞이 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그 아픔의 현장에서 다시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고, 인종의 갈등으로 인해 뒤틀려진 세상이 창조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게 해 달라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들의 ‘참교회됨’ 에
박수를 보냅니다. 교회는 감동적인 설교나 화려한 건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교회는 무엇보다 ‘모든 이들에게 언제나 한껏 열려짐’, 바로 그 깊은 환대의 정신으로 참 교회가 됩니다. 모든 사람을
의심 없이 자기 삶 안으로 받아들이신 예수님, 바로 그 분의 몸이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환대. 그 일이 불편하고 수고스러우며 때론 매우 위험한
일일지라도 우린 ‘참교회됨’ 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주여 우리 안에 당신의 교회를 세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