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예배를 준비하며 - 교회를 세워 가는 이야기 2

메디슨 감리교회는 8월 31일에 첫 예배를 올려 드립니다.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작은 교회, 개척 교회이다 보니 그 시작만큼은 그럴 듯하게 하고 싶었지요. 감사하게도 이웃하는 도시의 한 교회는 창립 예배에 축하객들과 성가대를 보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유명하신 목사님이나 찬양 사역자를 불러 관심 몰이를 해 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며칠 전부터 이 노래가 입가를 떠나지 않는 겁니다. 기도 할 때도 성경을 볼 때도 이 노래가 계속 생각 났습니다. 지금은 찬양집 '많은 물소리'의 편집자로 더 알려진 황병구 님의 노래입니다.

누구나 삶의 시작은 작구나
작은 시작은 그 소리조차 없구나...

교회는 생명체 입니다. 태어나고 자라고 때론 아프기도 하면서 결국 존재의 몫을 담담하는 생명입니다. 생명의 시작은 신비롭되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작고 소박하게, 하지만 진실하게 시작하는 편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성경이 말해 주는 첫 예배 장면들이 연상되었습니다. 긴 홍수가 끝나고 노아가 올려 드렸던 첫 예배. 오랜 뱃 여행 탓에 많은 것들을 준비할 수 없었지만 정한 동물 몇 마리와 드렸던 예배를 하나님은 기뻐하셨고, 무지개를 통해 그들에게 새 희망을 주었습니다.(창세기 8장)

아브라함이 고향을 떠나 세겜에서 드린 첫 예배나 모세가 백성들을 이끌고 광야에서 지켰던 첫번째 절기도 '외적 화려함' 과는 거리가 있었지요. 심지어 예수님이 이끄신 어떤 모임도 소박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탄생하게 되는 오순절 사건을 기억합니다. (사도행전 2장) 그들은 화려한 성전이 아닌 어느 다락방에 모였습니다. 설교자는 뱃사람 출신에 예수님을 배반했던 전적이 있는 베드로 였고요. 아주 작은 시작... 하지만 오늘날의 모든 교회는 그 날의 모임을 최고의 예배로 기념합니다. '성령'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 예배를 기대합니다. 열심히 말씀을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그러하셨듯이 말씀나눈 후 함께 먹을 한끼 식사도 준비하겠습니다.

시작이란 말은 우리를 가슴 뛰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 설레이는 마음을, 겉모습만 화려하게 하는 일에 쓰지 않으려 합니다.  오히려, 그 기대로, 좋은 교회- 진짜 교회 세우리라는 깊은 다짐을 새롭게 하겠습니다.

황병구의 노래는 이렇게 끝납니다.

작은 친구야, 소리 없는 벗들아
높이 살자 깊게 사랑하자

성령 안에 높고 깊은 삶을 경함하게 될
메디슨 연합 감리교회의 첫 예배에 당신을 초대 합니다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