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일 주보 칼럼 - 96년전 그날을 생각하며...

1919년 3월 3일, 경무총감부 소속의 경찰관이 물었습니다. ‘왜 독립을 주장하였는가?’ 신석구 목사는 차분히 하지만 힘 있는 어조로 말하였습니다. ‘ 나는 조선을 조선 민족으로 통치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일본이 약탈하였기 때문에 일본은 조선의 원수라고 하지만 우리들은 신에게 몸을 바치고 있으니, 그 원수를 갚겠다고는 하지 않고, 신의 마음으로 조선을 독립할 것이다’ (이덕주, 신석구, 신앙과 지성사, p.140)

민족 대표 33인 중에 하나였던 신석구 목사님은 자신이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 이기 때문이라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압제 당하는 자들을 자유하게 하는 일’(사 58:6)이 하나님의 뜻임을 알기에 그는 기꺼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조선의 독립을 이루고자 하였습니다. 비단 신석구 목사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민족 대표 33인 가운데 기독교인은 16명이었고, 삼일 운동 후 실제로 투옥된 9500여명의 사람들 중에 기독교인이 2500명 가량 되었다고 합니다. 1919년이면 조선 땅 전체에 기독교인은 1.5%도 되지 않던 시절입니다.
 
오늘은 3.1 운동이 있은 지 96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 시절, 수많은 신앙의 선배들은 교회와 성경을 통해 배운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목숨을 걸고 ‘옳은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들에게 신앙과 구원은 결코 사적인 영역private sector 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신앙인 도산 안창호 선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족이 천대 받을 때에 혼자만이 영광을 누릴 수 없다
 
선배들의 피와 노고로 우리는 자유로운 독립국가에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문제들이 우리 조국에 쌓여 있지요. 세계 1위의 자살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이들, 지역과 세대 간의 첨예한 갈등과 반목, 계속 커져만 가는 빈부의 격차… 민족이 아파하고 있다면 나 혼자만 영광을 받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율법 중 가장 중요한 한가지임을 아는 신앙인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파하는 조국, 눈물 흘리고 있는 이웃에게 다가가 그의 상처에 관심하여야만 예수님의 참된 이웃일 수 있습니다. (눅 10:30)
오늘, 2015년 3월 1일에 예수님을 닮았던 신앙의 선배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그 뜻 우리가 이어 받으리라고 조용히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