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보 칼럼 - 해의 끝에서

 12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세상은 한마음으로 새해를 기다리는 듯 합니다. 마치 새해가 오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기나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2014년 어떠셨어요? 더 없이 좋은 시간들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려움 가운데 그래도 감사를 고백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그리고, 이 해가 빨리 지나가 버리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원래 불평이 많은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정말 힘겨운 시간을 보낸 사람들 말입니다.

그렇게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아름다웠던 2014년, 부어주신 은혜를 큰 소리로 찬양하기 전에 아무래도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파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함께 하며 적절한 방법으로 정성껏 그들을 위로하는 일 말입니다. 그것 없이는, 나의 고백이 누군가를 더 아프게 할지 모릅니다. 내가 누리는 은혜가 누군가에게 박탈감을 주어서는 안되니까요...

여전히 차가운 바다에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부모들, 유색인종의 삶도 소중하다고 외치며 싸우는 사람들,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 땅콩 하나 때문에 설움을 겪어야하는 이 땅의 수많은 을된 사람들, 굶주림에 울고 있는 북의 아이들… 그들의 눈물을 알기에 '건강하고 편안하며 존중받아 온 나의 2014년’ 에 대한 감사 찬양만으로 우리의 예배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이 해가 가기 전에, 감사의 찬양을 드리기 전에 '차마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사람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들을 향한 마음과 행동과 기도가 우리의 예배를 참되게 합니다.

새해가 다가옵니다. 희망의 새로운 아침에 기적처럼 펼쳐질 새로운 세상은 나 혼자서가 아니라, 우리끼리만 아니라, 바로 그들과 함께 맞이하고 싶습니다.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부당한 결박을 풀어 주는 것, 멍에의 줄을 끌러 주는 것, 압제받는 사람을 놓아 주는 것, 모든 멍에를 꺾어 버리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니냐? 또한 굶주린 사람에게 너의 먹거리를 나누어 주는 것, 떠도는 불쌍한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헐벗은 사람을 보았을 때에 그에게 옷을 입혀 주는 것, 너의 골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사야 58장 6절과 7절, 새번역)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사십시오 지나친 자부심을 갖지 말며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기꺼이 함께 하십시오. 자만하지 마십시오 (로마서 12장 16절, NIV를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