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회에 소속된 목사와 교회대표들은 일년에 한번씩 연회Annual
Conference라는 큰 모임을 갖습니다. 멀리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함께 동역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이 연회에는 말 그대로 연회feast와 같은 기쁨이 있습니다. 회의와 강연 그리고 선교 보고로 꽉 찬 연회 일정 가운데 중요한 순서 중 하나가 목회자 은퇴 예배 입니다. 감리교회에서 평생 목회를 해 오신 목사님들은 바로 이 연회에서 공식적인 은퇴식을 갖습니다.
2012년도 기독교대한감리회 미주연회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렸고 그 해에도 몇 분의 목사님들이 은퇴를 하셨습니다. 현역 목회자로서 마지막 말씀을 전하는 자리에서 한 목사님은 “무사히
은퇴할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제가 한 건 없고,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라는 아주 짧은 말씀만을 남기셨습니다. (제가
은퇴할 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어떤 할머니 목사님은 예배당을 가득 메운 목사님 장로님들에게
“목사님들, 예수 잘 믿으세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은퇴와 함께 중국 선교사로새 사역을 시작하시는
그 분의 “청년다운” 모습은 당시 목사안수 과정에 있던 전도사에게
큰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기개어린 말씀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런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은 미국 작은 시골 마을에서 평생을 한 할아버지 목사님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는 현역 목회의 마지막 강단에서 감사드리고 싶은 세 명의 사람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어머니, 먼저 하늘 나라에 간 아내 그리고 중학교 2학년 시절 자신을 교회로 데려가 준 친구. 푸근한 인상의 할아버지
목사님은, 평생의 삶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60여년 전 자기에게
복음을 전해준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고마움에 울먹이셨습니다. 어릴 적 친구가 전해준 복음은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켰고, 완성시켰습니다.
친구 덕에 교회에
처음 나왔다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며 그 할아버지 목사님의 눈물이 떠올랐습니다. 전도의 가장 큰 보상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님 안에서 참된 행복을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평생
가치 있을, 가장 좋은 것을 내 친구에게 전해 주는 일. 복음의
가치를 믿기에, 우리에게 전도는 “가장 깊이 사랑하는 일”입니다.
놀랍고도 반가워라
기쁜 소식을 전하려고 산을 넘어 달려오는 저 발이여
(이사야 52장 7절, 새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