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결혼을 약속하고 처음으로 함께 했던 여행은 지리산 종주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서로에게 더 잘 집중하기 위해 선택한 여행이었는데, 지금도 종종 생각날만큼 좋았습니다. 사흘동안 함께 걸으며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큰 산은 사랑하는 이와의 깊은 시간 말고도 몇 가지 값진 경험을 선사하였습니다. 1음식이 참 귀하더라고요. 산장이 중간 중간 있지만 파는 물건이
많지 않기에, 쌀 한 줌, 통조림 하나가 그렇게 귀할 수
없었습니다. 긴 산행 중에는 물 한 통이 천금 같아집니다. 2산은
하나님을 생각하기에 참 좋은 장소였습니다. 천왕봉의 일출 앞에서 자연스레 우리는 창조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기도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3산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도우며 자연스럽게 친구가 됩니다. 당연하게 손을 내밀어 끌어 주고, 마주 걷는 사람들은 ‘이제 곧
언덕이 끝난다' 며 낯선이를 격려합니다.

당연하게 먹고 누리던 음식 (혹은 다른 편의들) 을
절제함으로 삶이 선물임을 깨닫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 당연함을 누리지 못하는 이웃들을 위해 마음 씁시다.
기도, 곧 하나님과의 교제도 끊이지 않기를 원합니다.
분주하여 지치기 쉬운 마음을 하나님 앞에 온전히 내려 놓는 일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
그리고 사랑을 실천하는 2016년 사순절이 되기를… 삶의 언덕을 오르느라 지친 동반자들을
위로하고 손 내밀어, 믿음의 길 함께 걷게 하는 '착한 사람들' 이 우리 감리교회 교인들이길 소원합니다.
금식과 기도 그리고 선행으로 풍성해지는 여러분의 사순절 산행을 응원합니다. 그나저나
지리산 무척 그립네요…
"오라 우리가
여호와의 산에 올라가서..." (미가 4장 2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