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주보 칼럼 - 마음 아픈 뉴스를 대하여

가고 싶은 나라의 순위에 항상 프랑스가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에펠탑이나 루브르 때문이 아닙니다. 파리에서 떼제베를 타고 한 시간 반쯤 가면 테제라는 마을에 기독교 공동체가 하나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예배 장면을 본 후로 프랑스는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사랑의 나눔 있는 곳’ 라는 노래로 알려진 테제 공동체입니다. 그곳엔 세계 30여 나라에서 모인 기독교인들이 함께 노래하며 또 봉사하며 하나님을 예배합니다. 테제를 소개하는 란에는 ‘우리는 거기서 인류의 평화가 가능하다는 큰 희망을 봅니다’ 라는 말이 적혀 있습니다.
 
그 나라로부터 슬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7일, 프랑스의 언론사 샤를리 엡도에 무장 테러범 세 명이 침입해 사람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사망자는 12명, 테러의 이유는 이들이 이슬람교를 풍자하는 만화를 그렸기 때문이랍니다.
 
샤를리 엡도의 만평을 찾아 보았습니다. 언론에서 이야기하듯이 이슬람에 대한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그림도 있었고, 개중에는 제게도 많이 불편한 그림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이러한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신성神聖은 언론이 그린 만화가 아니라, 신앙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테러범들에 의해서 모독을 당하셨습니다.
 
이 일을 접하면서, 우리 안에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누군가를 힘으로 제압하려는 유혹은 없는지 돌아봅니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우리 신앙에 대한 무지막지한 조롱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총칼은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그런 말 못하게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대응하는 가장 바른 방법은, 그런 말 못하도록 바르고 멋지게 살아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풍자는 ‘제대로 된 삶’으로만 그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테러범들이 이슬람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이 일이 종교/민족간의 적대상황으로 발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이런 식의 테러와 살인은 마땅히 지탄받아야하며 이 땅에서 하루 속히 사라져야 합니다. 종교와 신의 이름으로 행하여지는 폭력과 전쟁은 우리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떼제가 노래하는 ‘가능한 인류의 평화’를 위해 함께 아픈 마음으로 기도하며,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해야 할 때 입니다.

삼가 누가 누구에게든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게 하고 서로 대하든지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따르라 (데살로니가전서 5장 15절)